안녕하세요? 청주여성의전화 공동대표를 맡게 된 오신정란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주의 관련 이슈들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 여성 운동의 산실인 청주여성의전화 공동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공동대표를 수락하고 나서 밤잠을 설치는 날도 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성주의는 제 삶의 중심에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쉰 생일에 오신정란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오십 평생을 아버지의 성으로 살아온 것이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성을 모두 쓰는 것은 페미니스트들의 정체성처럼 전해지기도 해서 저는 오신정란이라는 이름을 입 밖으로나 문자 밖으로 꺼내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 즈음에 저는 여성주의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여성주의로 인해 제 삶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제 안에서 뿌리 깊게 작동하는 가부장제를 만날 수 있었으며, 정상가족이데올로기에 도전하기 위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시간들도 되짚어 보았습니다. 이성애,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남성화 되어진 몸과 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젠더 폭력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많은 피해여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녀들은 저 자신에게 '용기'라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피하고 싶고 도망치고픈 제 마음 속에서 들려온 메시지는 알게 된 이상 멈출 수는 없으며, 행동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젠더폭력은 가해자든 피해자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사회의 젠더폭력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우리 여성들 스스로 당면한 현실에서 싸우지 않고서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그 일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청주여성의전화가 함께 하겠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젠더 폭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어떤 형태로든 함께하겠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의 활동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 공동대표 오신정란